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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가이드] 청년 매입임대 퇴거할 때 원상복구 기준: 벽지 변색, 못 자국은 어디까지 물어내야 할까?

by 몽실이쥐 2026. 6. 11.

안녕하세요, 몽실입니다.

LH 청년 매입임대주택 운영기관에서 실무를 맡아본 경험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입주자분들이 가장 긴장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사 나가는 날, 관리소 직원이 집안 상태를 확인하는 퇴거 점검 시간입니다.

얼마 전 퇴거 점검차 방문한 세대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짐을 다 뺀 빈방에서 청년 입주자분이 물티슈로 벽지 얼룩을 닦고 계셨습니다.

"벽지에 얼룩을 조금 냈는데, 방 전체 도배비를 보증금에서 깎나요? 액자 거느라 꼭꼬핀도 꽂았는데 어떡하죠?"

그 모습을 보며 저도 기준을 명확히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넘어가는 부분들이 있지만, 분쟁이 생겼을 때 법적으로, 그리고 LH 내부 매뉴얼상으로 어디까지가 세입자 책임이고 어디서부터가 자연 마모인지 알아야 입주자분들께 정확히 안내드릴 수 있으니까요.

퇴근 후 국토부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 사례집, 민법 판례, LH 매입임대 수선유지 매뉴얼을 뒤져봤습니다. 오늘은 그 내용을 정리합니다.


'자연 마모'는 세입자 책임이 아닙니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가장 먼저 확인한 개념이 **통상의 손모(Ordinary Wear and Tear)**입니다.

민법 제615조에 따라 세입자는 퇴거 시 원상회복 의무를 집니다. 그런데 법원 판례는 정상적으로 사용하면서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낡거나 색이 바래는 현상까지 새것으로 만들어놓고 나갈 의무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자주 나오는 항목을 기준으로 나누면 이렇습니다.

물어내지 않아도 되는 경우는 가구나 냉장고를 놓았던 자리 뒷벽의 까만 자국, 햇빛에 의해 벽지나 장판이 누렇게 변색된 경우, 일상 청소로 지워지지 않는 생활 때입니다.

반면 세입자가 배상해야 하는 경우는 실내 흡연으로 생긴 니코틴 찌든 때와 냄새(현장에서 가장 엄격하게 봅니다), 반려동물이 벽지를 뜯거나 장판을 파놓은 자국(청년 매입임대는 원칙적으로 반려동물 사육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김치 국물이나 커피를 쏟아 명백하게 이염된 얼룩, 환기를 전혀 하지 않아 벽 전체를 썩게 만든 심각한 곰팡이입니다.


못 자국은 어디까지 괜찮을까요

퇴거 점검에서 실랑이가 가장 많이 벌어지는 부분이 벽 구멍입니다. 판례와 서울시 주택임대차 상담 가이드라인을 찾아보니 기준이 꽤 명확했습니다.

달력, 시계, 가벼운 액자를 걸기 위한 압정이나 꼭꼬핀 자국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로 보아 원상복구 의무가 없습니다. 핀 구멍 몇 개 뚫었다고 도배비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반면 벽걸이 TV나 에어컨, 무거운 선반을 달기 위한 드릴 타공은 얘기가 다릅니다. 건물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깊고 넓은 구멍은 일상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아 원상복구 대상입니다. 매입임대 입주 시 벽걸이 TV 설치는 관리소 사전 동의를 받으라고 안내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감가상각을 알면 보증금을 지킬 수 있습니다

세입자 실수로 벽지가 심하게 찢어졌거나 장판이 탔을 때, 많은 분이 방 하나 도배비 30~40만 원을 다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무 지침을 찾아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세입자는 새 제품 가격이 아니라 남아있는 잔존 가치만큼만 배상하면 됩니다. 이게 감가상각 정산입니다.

LH를 비롯한 공공기관과 법원 기준상 벽지와 장판의 내용연수는 통상 5~10년으로 봅니다. 예를 들어 도배 수명을 5년(60개월)으로 잡았을 때, 새 벽지인 집에 입주해서 2년을 살다가 벽지를 훼손했다면, 이미 2년치 가치는 소모된 것으로 보아 나머지 3년치(약 60%)의 잔존 가치만 부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입주 당시 이미 5년이 넘은 낡은 벽지였다면 이론상 배상 가치는 0원에 가깝습니다.

퇴거 점검 때 관리소에서 "도배 새로 해야 하니 40만 원 내세요"라고 하면, 이렇게 물어보세요. "고의 훼손 부분은 인정하는데, 입주 당시 벽지 연식과 감가상각을 적용한 잔존 가치로 정산해 주실 수 있나요?" 이 한 마디로 운영기관에서는 법적 기준에 맞춰 금액을 다시 산출합니다.


분쟁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

수많은 퇴거 세대를 점검하며 내린 결론이 있습니다. 원상복구 분쟁에서 세입자를 지켜주는 건 법률 지식보다 '증거'입니다.

입주 첫날, 짐 풀기 전에 집 안 전체를 동영상으로 찍어두세요. 천장부터 바닥까지 한 바퀴 도는 영상 하나면 충분합니다. 기존에 있던 얼룩, 찍힘, 곰팡이 자국은 근접 촬영 후 관리소에 바로 전송해서 입주 확인서나 문자로 기록을 남겨두면, 퇴거할 때 그 부분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됩니다.

규정을 몰라 억울하게 수리비를 내는 일도, 반대로 심하게 훼손해 놓고 자연 마모라고 우기는 일도 없었으면 합니다. 통상의 손모와 감가상각, 이 두 가지 개념만 알아두셔도 퇴거 때 보증금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